[홍보] 에덴에서 공공정원까지, 인류가 꿈꿔온 낙원의 역사
  • 작성일 2025.07.08
  • 작성자 김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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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조경 이형주 기자] 꽃과 나무로 수놓은 공간, 정원은 단순한 경관을 넘어 인류가 꿈꿔온 ‘이상향’의 거울이자 시대의 초상이다. 인류는 오랜 시간 동안 자연을 길들이고, 정원을 가꾸며 삶의 의미를 새겨왔다. 계명대학교 출판부 ‘빛을 여는 책방’에서 출간된 ‘정원인류: 에덴에서 공공정원까지, 인류가 꿈꿔온 낙원의 역사’는 바로 그 여정을 따라가는 인문 교양서로, 정원을 문화와 철학, 생태의 시선으로 풀어낸다.


이 책은 인류 최초의 낙원으로 여겨지는 에덴동산의 상징성을 시작점으로 삼아, 고대 이집트의 무덤 벽화에 그려진 영원한 정원, 메소포타미아의 수렵원, 그리스 철학자들의 산책 정원과 로마 귀족의 빌라 정원까지, 고대 세계 속 정원의 다양한 의미를 짚어낸다. 이어 페르시아의 파라다이스 가든, 중세 수도원 정원,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의 권력과 미학이 응축된 정원, 산업화 이후 탄생한 도시공원까지 시대의 흐름을 타고 정원의 진화 과정을 따라간다.


이 여정은 단순한 역사 서술을 넘어, 각 시대가 자연을 어떻게 이해하고 재현했는지를 문화사적으로 풀어낸다. 고대의 정원에는 죽음 이후의 영생이, 중세의 정원에는 신앙과 명상이, 르네상스 정원에는 인간 이성과 질서가 깃들어 있다. 산업사회로 접어들며 정원은 귀족의 사유 공간에서 시민 모두를 위한 공공의 공간으로 확장되고, 현대에 이르러 정원은 생태적 회복과 치유, 공동체 회복의 매개로 다시 살아나고 있다.


저자는 정원을 ‘인류가 심은 낙원의 초상’으로 규정하며, 단순히 식재된 공간이 아닌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반영하는 문화적 산물로 읽어낸다. 특히 각 시대 정원의 상징성과 형식, 기능을 입체적으로 해석하며, 정원이 곧 시대정신과 철학, 사회구조의 반영물이라는 점을 설득력 있게 펼쳐 보인다. 이 책이 단지 조경사나 정원사에 머무르지 않고, 인문학과 생태학, 도시문화 전반에 걸친 통찰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저자는 영천의 과수원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경험을 시작으로, 고려대학교 환경생태공학부를 졸업하고 영국 셰필드 대학교에서 조경학 박사학위를 받은 정원문화 연구자다. 현재 계명대학교 생태조경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역사정원과 문화경관을 중심으로 국내외 연구와 자문 활동을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그는 정원을 ‘단순한 풍경을 넘어선 문화적 문서’로 바라보며, 이를 통해 시대를 읽고 사람을 이해하려 한다.


‘정원인류’는 독자에게 정원의 역사를 여행하게 하면서도 끊임없이 묻는다. 우리는 지금 어떤 정원을 만들고 있으며, 그 정원은 어떤 삶의 이상을 품고 있는가. 정원은 결코 멈춰 있는 공간이 아니다. 인간의 욕망과 철학, 공동체의 꿈이 스며 있는 살아 있는 문화의 풍경이다. 이 책은 독자에게 단지 ‘과거의 정원’을 안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 속 ‘다음 정원’을 상상할 수 있는 영감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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